삼십대의 미혼 아가씨와 오십대 말의 기획예산처장관을 거쳐 청와대 정책기획실장이 된
중년의 미남 고관대작 사이에서 오고 갔다는 이메일 연애편지.....
호기심은 이루 헤아릴수 없이 온세상에 울려 퍼지며 읽혀 내려져갔습니다
처음 이 편지를 읽을 때 내 마음 속은 이미 불륜의 요지경을 뒤집어 쓰고 접근했으리라~
남의 불륜을 훔쳐보는 재미...관음증이라 하던가...나만 그렇겠지요? ㅎ
쓰여진 단어 하나 하나에 어떻게던 동물적 애로티시즘을 접목시키며,
가능한한 상상력을 넓여 이제는 길거리의 껌때기 구경보다 훨신 쉬운 '야동'의 세계속으로
그들의 '관계'를 그들이 아닌 내가 '관계'를 만들어 가며 읽어 갔는지도 모릅니다
세상 사람들은 다른 것들 보다 그 '관계'에 실질적인 관심이 더 많은게 아닐까요.
'학력위조와 그 행사', 그로인한 '공무집행방해'...이런것들이 죄명일텐데...
나라는 인간부터도 그렇겠지만 덩달아 거의 모든 언론매체, 방송매체들까지도 그 죄명보다는
'신정아의 벗은 나체'가 더 궁금하고, 그들의 '관계'를 더 적나라하게 파헤쳐
더 많은 독자들에게 알려 주는데 치중한게 아닐까요. 그러면 돈도 벌고 재미도 느끼고..
도랑치고 가재잡고..뽕도 따고 님도 보고...일거양득을 노렸으리라...

역시 대단한 대~한민국!!~
구속만이 살길인 세계 최하위 수사실력의 검찰...
생각은 없고 글자만 보고 하는 판결 ....
내용은 없고 껍데기만 보고 보도하는 언론.................
개인은 없고 조직과 패거리만 살아가는 사회...........
나도 그 한가운데 있었습니다.



며칠후...

가만히 생각해 보니...
신정아가 변양균에게 썼다는 그 편지가 제법 멋지게..
어쩌면 차원이 있는 그런 편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꼼꼼히 읽어 보았습니다



당신은 전설 속에 나오는 이스라엘의 여걸 유디트 손에 죽은 홀로페르네스처럼 나에게 성적으로
유혹당해 죽음에 가까운 정사를 한번 했으면 하셨지만 저는 빈 시내 남쪽에 있는 바로크 궁전
벨베데레에 소장된 클림트 그림 키스처럼 두 남녀가 꼭 껴안고 성적 교감의 여명을 틀며 시작하는
정사를 당신과 꿈꾸고 있어요.

에로티시즘이 순간적인 육체의 환락이 아니라 영원으로 진입하는 일종의 관문처럼 순간적인 정사의
덧없음을 초월해 욕망의 숭고한 충족에 이르도록 노력한 클림트처럼 숭고한 에로티시즘의 미학을
당신과 나누고 싶어요.
곱슬머리의 남자가 꼭 껴안은 여자의 더 없이 행복한 표정, 오르가즘 직전의 환희가 표현된 얼굴의
그 그림을 보면 저도 언젠가 그런 정사를 하리라 했죠.
그 남자가 내게 당신으로 다가왔다는 걸 저는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죠.

지난 가을 저의 미술관에 들렀던 당신을 본 순간 저는 부끄럽지만 클림트의 그림을 떠올렸죠.
그림속의 곱슬머리는 부드럽게 컬이 져서 넘어간 당신의 희끗한 머리로 대체되었고 나는 속옷을
입지 않고 화려한 노란 무늬의 긴원피스만 겉옷으로 걸치고 있었죠.

당신은 당시 중국현대작가 초대전을 관심있게 둘러 보셨죠.
내게 다가와 왕청의 작품에 대해 물어왔을 때 저는 알몸을 내 보인 듯 얼굴을 붉힐 수밖에 없었어요.
이런 상상이 아니더라도 당신의 충분한 성적매력을 지닌 남성이었죠.

두번째 만남에서 당신이 남한강을 따라 드라이브만 하고 저를 저의 집 앞에 내려주셨을 ?? 얼마나
서운했는지 모르셨을 거에요.
키스라도 없었더라면 저는체면이고 뭐고 가리지 않고 당신을 나의 아파트로 유인하여
죽음에 가까운 정사를 펼쳤을지도 몰라요.
저는 너무 뜨거워져 있었거든요.

키스?
뭐랄까 당신의 키스에서 저는 오월에 청보리가 익어가는 맛을 느꼈어요.
청보리 말이죠.
풋풋한 풀 내음과 알곡이 영글 때 풋알들이 껍질에 밀착되어 밀도가 촘촘해지는 질감 그 모든 것이
당신의 키스 속에 있었죠.
고백하지만 제가 예일에 다닐때 조금 사귀었던 의대생인 스티븐과도 나누지 못한 영적인 키스였어요
당신도 그러셨잖아요. 정아는 자그마한 체구로 그곳 친구들에게 인기가 짱이었을거라구요.
스티븐은 아버지가 상원이었는데 저를 무척 좋아했죠.
결혼도 생각했었지만 후후.
그랬더라면 당신과 나누고 싶은 숭고한 에로티시즘의 미학을 이룰 수 없겠죠.
당신과 나는 앞으로 긴 길을 걸어갈 거에요.
당신이 그 옷을 입으려 하실지 모르지만 첫 정사를 저는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어요.

클림트에 나오는 남자가 입었던 황금색 가운 그리고 저는 비슷한 패턴의 쉬폰 실크 원피스를
준비하고 있어요.
그 키스 씬으로 시작해서 클림트의 유디트1으로 끝나는 섹스 말이죠.

have nice day
당신의 신다르크로부터.(저를 신데렐라라고 부르지 마세요 꼭요).




이 편지는 처음에 읽을때 매우 자극적으로 느껴 졌다는 것은 부인하지 않겠습니다.
맨 처음에 얘기했듯이
"쓰여진 단어 하나 하나에 어떻게던 동물적 애로티시즘을 접목시키며,
가능한한 상상력을 넓여 이제는 길거리의 껌때기 구경보다 훨신 쉬운 '야동'의 세계속으로
그들의 '관계'를 그들이 아닌 내가 '관계'를 만들어 가며 읽어 갔는지도 모릅니다"
이 표현 그대로입니다

이 편지를 옆지기에게 보여 줬습니다. 제법 놀랍다는 표현을 섞어서..
그 편지를 본 옆지기는 뭐가 그리 놀랍고 야한가요?라고 오히려 반문했습니다
.."젊은 미혼의 아가씨가 그런 연애편지 쓰는게 정상이지..어찌 이상한 방향으로만 생각해요?"
반응이 다소 놀라워 목소리를 더 높이며...
.."아니, 미혼의 아가씨가 육십이 다되가는 남자에게 '죽음에 가까운 정사'를 하고 싶다느니..
..'오월의 청보리 익어가는 맛을 느끼는 키스'를 하고 싶다느니.. 클림트의 그림 '키스'를
..인용하며 그렇고 싶다느니...이런게 어찌 야하지 않다는 말이야?"
한심스럽다는듯한 어투로....
.."사랑하는 이로부터 받고 싶은 것들을 나열한것 뿐인데...자세한건 모르겠지만 일반적인
..시각으로 보면 당연한 여자들의 희망사항이라구...'클림트'의 작품 '키스'처럼 멋진 키스를
..한다는건 얼마나 아름다운 거예요? 사랑하는 이에게 뭔 말을 못해요? 진정한 사랑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진정한 것인지 아닌지를 따질만한 자료도 없쟌아요"

어이쿠~ 뜨끔했습니다. 왜 뜨끔했는지는 모두 알겠지요.. 이 부족한 인간을 질책하는 소리일꺼라~
남의 사랑은 불륜으로 보고 싶어하며 자기의 불륜은 로맨스로 포장하려고 하는 세상 사람들과
별로 다른 점이 없는 속물임을 드러내는 것 같아 사실 무안스러웠습니다
남의 얘기를 너무 쉽게 말하고 돌아 다니지 말라고 그러네요..허~참





어렵사리 찾아 낸 '클림트'의 '키스'라는 작품을 보여드림니다
오스트리아의 작가인데 우리나라의 대원군 시절에 살다 간 '구스타프 클림트'는
관능미 넘치는 그림을 많이 그렸답니다.
역시 그림을 전공했다고 스스로 말하고 싶었던 그녀가 너무도 그리워하던 '키스'는
이 유명한 그림 'The Kiss '가 모델이었는가 봅니다.
그녀가 그토록 하고 싶었던 '키스'



구스타프 클림트의 "The Kiss"




그녀가 꿈꾸었던 정사는 스스로 밝힌
"위의 '키스' 씬으로 시작해서 클림트의 '유디트1'으로 끝나는 섹스"였음을 알수 있습니다
그래서 '유디트 1'을 보여드림니다.


구스타프 클림트의 "Judith I"( 유디트)


참고로 이 그림에 대해 조사한 설명을 첨부 시켜드리오니 그 감상은 여러분들의 몫입니다.

이 그림은 캔버스에 그린 유화이며 크기는 153x133cm이라합니다.
정식 명칭은 《Judith I》이며 오스트리아 미술관(Osterreichische Galerie, Vienna)에 소장되어
있다고 하는 군요.

약간은 마른 듯한 몸매에 입은 반쯤 벌리고 고혹적인 눈을 가진 여인으로 보입니다.
한쪽 가슴을 완전히 드러내 첫눈에 보아도 퇴폐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지 않나요?
보석으로 번쩍이는 목의 장식은 성의 황홀과 죽음을 연상시킨답니다.
배경은 황금으로 된 나무 그림이 있으며 그림의 맨 위에는 'Judith'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는군요.

클림트는 충성스런 여인 유디트를 성적 매력을 강조한 요부로 그렸답니다.
환상적인 동시에 몽환적이면서도 인간 내면을 어딘가 추상화시킨 느낌을 준답니다.
클림트가 살아 있는 동안 이 그림은 《살로메 salome》로 알려져있답니다.
왜냐하면 구약성서에서 충성스러운 승리의 여인을, 헤롯왕을 유혹하여 세례자 요한의 목을 자른
살로메와 같은 요부로 그려놓았기 때문이람니다.
그래서 클림트가 살았던 동안 사람들은 그림의 인물이 유디트라는 것을 믿으려 하지 않았고
때문에 《살로메》라고 불렀다고합니다.

'유디트'는 구약성서에 나오는 유태인 과부로 아시리아군(軍)에 포위되었던
페르시아의 마을을 구하기 위해, 적장인 호로페르네스에게 접근했던 여인이었습니다.
호로페르네스는 그녀를 유혹하기 위해 연회에 초대했답니다. 연회가 끝나고 단둘이
있게 되자 유디트는 호로페르네스를 술 취하게 하고 그의 목을 잘라 포대에
넣어서 페르시아로 가져왔다고합니다.
유태인들은 유디트를 충성스럽고 고귀한 여성으로 여기고있답니다.
우리나라의 '논개'와 비슷한 여인으로 보면 될듯합니다.


그녀의 학력위조를 비방하는 것은 그래도 좀 괜찮겠지만..
사실 이문제도 아시다시피 우리 사회의 썩어빠진 학력제일주의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녀의 개인적인 사랑이야기야 누가 비난 할수 있겠습니까?
사실 하나 하나 우리 스스로 꼼꼼히 생각해 보아야할 중요한 사안들입니다.

남의 얘기라고 너무 쉽게 해서는 안되겠습니다.
신정아가 꿈 꾸었던 "키스"와 "정사"는 구스타프 클림트가 그린 위의 그림과 같았습니다.
우리 모든 인간들은 어떤가요?
우리가 그녀와 다르다고 말할수 있는 부분이 쬐끔이라도 있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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