雲岳山(포천 운주사-대원사 방향)
4월26일 모처럼 새벽부터 비가 내렸습니다
요즘 봄가뭄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하는데 내리는 비는 분명 단비였습니다만
산행을 예정하고 있었던 사람들에겐 불청객임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운악산(포천 운주사-대원사 방향)을 가기로 한 날이기에 내리는 비에 아랑곳하지 않고
못먹어도 GO~!!를 외치며 강변북로를 따라 구리로 해서 퇴계원, 광릉, 베어스타운을 지나
47번 국도를 따라 이동 방향으로 올라가면 '운악산휴게소'가 나옵니다.
(중간에 현등사 방향은 가평쪽에서 운악산 등산하는 곳이니 구별하시어 가시기 바람니다)
'운악산휴게소'에 차를 주차 시키고(무료) 산행 준비를 했습니다.
다행이 내리던 비는 완전히 그치고 구름만 잔뜩 끼어 운악산 중턱부터 정상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운악산(포천 운주사 방향) 입구
운주사는 앞의 '운악산자연휴양림'이라는 입간판 바로뒷쪽에 있습니다
운악산(포천 운주사 방향)입구에 있는 휴게소
이곳에 주차(무료)하고 화장실등 용무를 보고 산행 준비를 합니다
등산로 입구
등산관광버스가 한대 와서 갑자기 산객이 늘었습니다만, 이쪽편은 현등사쪽 보다
등산객이 적다고 합니다
등산 안내도를 보고 1코스로 올라 3코스로 내려오기로 했습니다
등산로를 들어서면 바로 이정표가 나오는데 여기서 좌측으로 가야 능선을 타고
정상으로 향하는 1번코스가 나옵니다. 가운데는 계곡코스
앞의 나무 계단 보이시죠? 저곳으로 올라야 1번코스를 갈수 있습니다
나무계단을 올라 등산로에 진입하면 이젠 특별히 길안내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 길을 따라 열심히 오르면 됩니다
조금 오르면 [폭포전망대]가 나오는데 꼭 구경하고 가세요
설명의 내용을 요약하면, 궁예가 왕건에게 패하고 피투성이가 되 도망가다가
저 虹爆에서 피를 닦고 갔다고하는데, 그래서 폭포의 바위가 붉다고 한다네요
하지만 虹爆의 虹은 무지개 '홍'자 입니다. 홍예문 할때의 홍자와 같습니다
"虹爆"
운악산의 정상은 구름으로 가려져 보이지 않고, 중턱의 虹爆이 물이 없어
속살을 드러내 놓고 있습니다만 여름엔 빗물이 폭포를 이뤄 물보라가
무지개를 이룬다고 해서 虹爆이라고 한답니다..그러므로 우리말로 '무지개 폭포'
겨울엔 저 虹爆에 얼음이 얼어 붙어 빙벽타기에 유명한 곳이라는군요
여하튼 새벽에 비가 내렸는데도 그 량이 적었는지 물보라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포천방향의 운주사에서 오르는 등산코스는 경사가 심했습니다
아주 가파르게 정상까지 올라야합니다
조금 더 오르면 웅장한 암벽 아래 샘물이 있습니다
여기서 잠시 숨을 돌리고 다시 급한 경사길을 오릅니다
"신선대"라는 안내판이 있습니다만, 정말 神仙臺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특별한것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까 등산로 초입의 '폭포전망대'에서 바라 봤던 虹爆 밑에서 폭포수가 없는
폭포라고하는 암벽만을 바라 보았습니다
포천방향에서 오르는 운악산은 사람들의 발자취가 별루였습니다
그래서 구름 속에서 보는 운악산은 원시림의 느낌이 들 정도였답니다
"대궐터"라는 안내판은 있으나 어디에도 대궐이 있을 만한 곳은 안보였습니다.
가파른 길을 올라 왔는데도 앞으로 정상까지 900m가 남았다고 하네요
암벽에 붙은 이끼들이 멀리서 볼때는 꼭 소나무 같이 보였습니다
완전히 구름 속으로 들어왔습니다
구름 때문에 지나온 길이나 아랫 풍경은 카메라에 담을 수가 없었습니다
오늘 雲岳山에 온 것이 잘한 짓인지 못한 짓인지 아리송송했습니다.
왜냐하면, 완전이 '오리무중' 산행이기에 잘못한 일인것 같기도 한데
글자 그대로 雲岳山을 구름 속에서 볼수 있어 다행이었는지....말입니다
정상 부근이 다가 올수록 구름은 그 위력을 더욱 뽐냈습니다
구름 속에서 뭔가 커다란 물체가 나타났습니다.
"애기봉"이었습니다
절묘한 모습을 하고 우리 앞에 나타나 이제까지의 공허함을 한번에 메워주었습니다.
애기를 업고 있는 듯 합니다
애기봉 옆에는 아마도 애기를 낳는데 일등공신이 되었을 듯한 부러운 연장이
두개나 우뚝 서 있었습니다. 자연은 이렇듯 우리를 즐겁게 해줍니다
여성들이 매우 좋아 할듯...ㅎㅎ
"애기봉" 옆에는 황홀한 밤의 정사 같은 진달래가 활짝 피어 희뿌연 구름나라 속에서
오르가즘을 느끼는 듯 했습니다
애기봉에서 운악산 정상을 향해 오르고 있으나, 어디가 어디인지 전혀 알수 없었고
꿈속을 헤메이는 듯 했습니다.
그냥 이 꿈 속에서 영원히 깨어 나지 말것을.....
운악산 서봉 정상에 올랐습니다
운악산엔 정상이 서봉과 동봉이 있었는데 동봉이 조금 더 높더군요
구름 때문에 주변 경관을 아무것도 볼수 없었습니다
봉래 양사언 - 이 분이 '태산이 높다하되 구름 아래 뫼이로다...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건만, 사람들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라는 태산가를 지은
조선 중기의 명필가이지요. 이 양반이 운악산을 이렇게 표현 했답니다
"꽃같은 봉우리는 높이 솟아 은하수에 닿았고..瑞記(서기)를 품은 한 떨기 향기로운 꽃과 같다"
봉래 양사언은 철원현감으로 있을때 금강산을 너무 사랑하게되 자신의 호를 "봉래"라고 지었습니다
여름 금강산을 '봉래산'이라고 하죠? 하여튼 등산을 무지무지하게 좋아했으며 그의 산행기도
많이 있습니다. 봉래 양사언에 대해서 제가 오래전에 쓴 글이 있는데 찾아 한번 읽어 보세요
저의 블로그 "역사의 숨결"에 가셔서 "양사언과 그의 어머니"를 찾아 읽어 보세요
운악산 서봉에서 동봉으로 갔습니다만, 구름 속을 떠도는 느낌
東峰이 西峰보다 2m 더 높았는데 저 뒤에 보이는 바위 높이 때문인듯 했습니다
저 바위를 가까이 가보니....
뭔 漢文이 쓰여있었는데...이런곳엔 주로 옛선비들이 詩한수 갈겨 놓는 다는 생각이 들지요
그래서 함부러 아는 척을 않하지요. 왜냐면 어려운 한문들이 많아 잘못하면 무식이 탄로
날수 있기 때문에 그냥 고개만 끄득거리고 지나치지요..ㅎㅎ
그런데 자세히 봤더니
忠誠 名譽 團決
飛虎決死隊
決死突擊隊
決死突擊隊
決死突擊隊
이렇게 쓰여져 있는게 아닙니까? 어떤 눔들이 이런 자연홰손을 했단 말입니까?
아마 이곳에 군부대가 있었었는지....나쁜 눔들
잘못했으면 무식이 더 탄로 날뻔 했습니다...ㅎㅎ
운악산 동봉 정상석
서울의 관악산, 파주의 감악산, 가평의 화악산, 개성의 송악산과 함께
京畿五岳으로 불리워지는 雲岳山 정상에 섰습니다
절고개
운악산 정상에서 조금 내려 오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여기가 매우 중요합니다.
현등사 방향은 가평으로 가는 길이므로, 원점 회귀를 하려면 대원사 방향으로 내려가야만
주차 해 논 차를 찾을수 있습니다
하산 할수록 무슨 바위인지 모르는 바위가 구름을 뚤고 조금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 했습니다.
운주사 입구에서 정상을 향해 오르던 능선을 반대쪽 하산하는 능선에서 바라 보는 경관
구름으로 뒤덮여 그 속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지만, 정말 진귀한 구름 속 여행은 기억에 남았습니다
이 사진은 저의 산우가 찍은 것인데 너무 멋있습니다
글자 그대로 구름속 雲岳山을 완벽하게 표현해 주는 듯합니다
내려오는 중턱에서 점심 식사를 맛있게 하고
소주에 진달래를 띄워 한잔 했습니다
그 맛은 글자로 표현 할수 없습니다
다른 반찬이 많았는데 여기서 사진으로는 보여 주지 못합니다
보여 드리면 앞으로 같이 가자고 하는 분들이 너무 많아 질것같아서...ㅎㅎ
내려 가는 길도 급경사였습니다
저는 한번 굴러서 엉치뼈를 약간 다쳤습니다만 엉치뼈보다 옷이 더러워져서,,,ㅎㅎ
경사가 심한 곳에는 사다리도 설치해 놨더군요. 어느 정도의 경사인지 짐작이 가시지요?
계곡까지 내려오니 구름이 걷치고 시야가 트였습니다
지난 가을에 계곡물에 발 담궈보고 금년엔 처음으로 시원하게.....
날씬한 다리를 가진 사람들이 등산을 더 잘한다구요..ㅎ
대원사로 하산 했습니다
대원사는 전통있는 절이 아니고 최근에 지은 절인듯....
구경거리는 하나도 없었고....
앞 화단에 핀 꽃만이 우리를 즐겁게 해 주었습니다
대원사에서 운악휴게소로 되돌아 가는 길.
멀지않은 트랙킹을 합니다.
내려와서 바라 보니 雲岳山의 전체 모습이 보였습니다
운악산은 산세가 아름다워 경기도의 금강산이라는 별칭이 붙어 있다는데
저희는 산행중에 구름때문에 그 진면모를 보지 못했습니다
"봉래 양사언"과 "백사 이항복"의 고향이 포천이라 그 분들의 자취가 많다고 들었는데
오늘은 구름 때문에 ......가을에 꼭 다시 와 그들의 체취를 느끼리라....
오늘 산행 코스는 1번 코스로 올라 3번 코스로 내려 왔습니다
오르는데 1시간30분 걸렸으며, 점심에 한잔 하는데 1시간30분, 하산에 1시간정도
시간은 별로 안걸리지만 경사도가 높아 땀은 많이 흘렸습니다
♬ 꽃이 피는 날에는 / 소리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