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류의 강은, 늙은 강이다
          큰 강의 하구 쪽은 흐려진 시간과 닿아 있고 
          그 강은 느리게 흘러서 순하게 소멸한다
          흐르는 강물 옆에 살면서 여생의 시간이 저와 같기를 바란다
          나는 이 물가 마을의 공원 벤치에 앉아서 저녁나절을 보낸다
          이제, 시간에 저항할 시간이 없고, 시간을 앞지를 기력이 없다
          늙으니까 두 가지 운명이 확실히 보인다
          세상의 아름다움이 벼락치듯 눈에 들어오고
          봄이 가고 또 밤이 오듯이 자연현상으로 다가오는 죽음이 보인다
          그리고 그 두 운명 사이에는
          사소한 상호관련도 없다는 또 다른 운명도 보인다 
          나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말할 때 세상의 더러움에 치가 떨렸고
          세상의 더러움을 말할 때는 세상의 아름다움이 아까워서 가슴 아팠다
          저물어서 강가에 나가니
          내 마을의 늙은 강은 증오조차도 마침내 사랑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아마도 내 비틀거림은 대수로운 것은 아니었을 게다  
          
                      - 김 훈 < 밥벌이의 지겨움 > - 중에서
   
          시간이 우릴 누르는지 우리가 시간의 노예가 되었는지 
          아니면 우리가 시간을 누를 힘이 소진되었는지
          코로나 소용돌이 속에서 거저 살얼음 언 깜깜한 강을 
          시간은 뒤뚱거리면서도 쏜 화살같이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아직 살아 움직이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送舊迎新"을 또 언급하지 않을수 없군요.
          희망의 새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 파란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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