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종일 서북주릉(西北紬綾)을 헤매며 걸어왔다. 
          안개구름에 길을 잃고 안개구름에 흠씬 젖어 
          오늘 하루가 아니라 내 일생 고스란히 
          천지창조 전의 혼돈 혼돈 중에 헤메일지. 
          삼만 육천오백 날을 딛고 완숙한 늙음을 맞이하였을 때 
          절망과 체념 사이에 희망이 존재한다면 
          담배 연기 빛 푸른 별은 돋을까  
          저 산은, 
          추억이 아파 우는 내게 
          울지 마라 울지 마라 하고 
          발아래 상처 아린 옛 이야기로 
          눈물 젖은 계곡 
          아, 그러나 한 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이 산 저 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 정덕수 한계령 -

 

                                                              

파란문印

                             
★살며..느끼며..서로 사랑하며..홍어와 무인도☆

                      
한계령 - 양희은
 
          산다는거...

                                        경허선사
                    天地如是廣(천지여시광)    
                    此生可笑乎(차생가소호)   
                    半生已過了(반생이과료)   
                    餘年復幾餘(여년부기여)    
                    憂愁長侵汨(우수장침골)    
                    幾時得安居(기시득안거)     
                    如醉不覺悟(여취불각오)      
                    空然得疇躇(공연득주저)   
                    천지는 이렇게 넓은데
                    그리 산다는 것은 가소롭구나
                    반평생 벌써 지나갔으니
                    남은 해는 얼마나 될까 
                    근심 걱정에 늘 시달리고
                    편안한 시간은 얼마나 될까 
                    취한듯 깨지 못하니
                    공연히 주저만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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