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랑길과 남파랑길의 시작과 끝 - 부산 오륙도'에서...]
백두대간, 9정맥, 50지맥과
770km 해파랑길을 종주하고
1,463km 남파랑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홍어와 무인도'를 즐겨 찾으시는 회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승하시길 기원합니다.
"길 위에서의 생각"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나 집을 떠나 길 위에 서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
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갔다
어떤 자는 울면서 웃을 날을 그리워하고
웃는 자는 또 웃음 끝에 다가올 울음을 두려워한다
나 길가에 피어난 풀에게 묻는다
나는 무엇을 위해서 살았으며
또 무엇을 위해 살지 않았는가를
살아 있는 자는 죽을 것을 염려하고
죽어가는 자는 더 살지 못했음을 아쉬워한다
자유가 없는 자는 자유를 그리워하고
어떤 나그네는 자유에 지쳐 길에서 쓰러진다
- 류시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