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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자 천
손전화에 저장된채 지우지 못한 번호가 두 개 있다
차마 지우지 못하고 한 그룹에 묶어 놓았다
아주 가끔 열어보며 망설였다
단축번호 7을 누르면 살가운 목소리 들리던
지금은 누눈가가 쓰고 있을,
죽은지 십 년이 지난 동생의 전화번호
한 사람은 신현정시인이다
어느날 오후 몸이 아픈 시인이 찾아왔다
혼자 집에 갈 수 없으니 데려다 달라는데
나는 바쁘다는 핑계로 택시에 태워 보냈다
그리고 한참 뒤, 신문 부음란에서 만났다
이 그룹을 정말 삭제 하시겠습니까?
예.아니오. 선택창이 뜬다
아니오,를 누른다는게 그만
예, 가 눌렸다